칼릴 지브란(Kahlil Gibran)의
예언자(The Prophet, 1923)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알무스타파는 이렇게 말했다(Thus Spoke Almustafa)"
라는 제목을 붙였더니
검색 결과에 아랍어 타이틀을 가진 무슨 말인지 모르는 저작물들이 많이 나옵니다. ^^
지브란은
1883년 레바논의 브샤리(Bsharri; 그 당시에는 시리아)에서
태어나 1931년 미국 뉴욕에서 사망(48세)하기까지
그의 대부분 삶은 미국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는 레바논계 예술가, 시인, 작가, 철학자이자 신학자였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이 예언자는
세익스피어와 노자를 잇는 3대 베스트셀러로
1960년대 반 문화의 창작물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 되었다(위키피디어)고 합니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bitleworks.almustafa
떠나기 전에 탄생과 죽음 사이에서 그대가 깨달은 진리를 모두 말씀해 주십시오. 이윽고 우렁찬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 제1장 입항
사랑이 여러분을 부르면 사랑을 따르세요. 비록 그 길이 험하고 가파를지라도. 사랑이 말할 때는 사랑을 믿으세요. …………………… 제2장 사랑에 대하여
거룩한 스승일지라도 여러분에게 신념과 사랑을 줄 수는 있으나 지혜를 줄 수는 없습니다. 진실로 현명한 이는 여러분 각자의 마음의 문턱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 제18장 가르침에 대하여
어제란 다만 오늘의 기억이며 내일은 오늘의 꿈입니다. 그러므로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열망을 오늘에 담아내도록 하십시오. …………………… 제21장 시간에 대하여
여러분의 일상은 바로 여러분의 사원이며 종교입니다. 그곳에 들어갈 때는 언제나 여러분의 전부를 가지고 가십시오. …………………… 제26장 종교에 대하여
01. 입항
그대
‘홀로있음’으로
우리의 일상을 지켜봐주고,
그대 ‘깨어있음’으로
잠 속의 우리 슬픔과 기쁨에
귀 기울여 주셨습니다.
그대가 떠나기 전에
그대가 깨달은 진리를 우리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면 우리는 자녀들에게,
그리고 그들은 또 그들의 자녀들에게 전하여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02. 사랑에 대하여
사랑이 여러분을 부르면
사랑을 따르세요.
비록 그 길이 험하고 가파를지라도.
사랑의 날개가 감싸 안거든
사랑에게 온전히 맡기세요.
비록 사랑의 날개 속에 숨겨진
칼에 의해 상처를 입을지라도.
사랑이 말할 때에는 사랑을 믿으세요.
03. 결혼에 대하여
언제나 함께 하되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 사이에서
하늘의 바람이 춤추게 해야 합니다.
서로 사랑하되,
사랑으로 속박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영혼의 기슭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는 것이
오히려 좋습니다.
04. 자녀에 대하여
자녀는
부모의 몸을 거쳐 왔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비록 부모와 함께 지낼지라도
자녀들은 결코 부모의 소유가 아닙니다.
우리는 자녀들에게
사랑을 줄 순 있으나
관념까지 심어줄 수는 없습니다.
자녀들이
자신만의 생각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05. 베풂에 대하여
기쁨도 구하지 않으며
덕을 행한다는 생각도 없이
베푸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행위야말로
계곡의 상록수가
향기를 풍기듯 아름다운 베풂입니다.
요청받지 않았어도
그 사정을 헤아려서
미리 베푸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진실로 베푼다 함은
그대 자신을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06. 음식에 대하여
우리는 먹기 위해
짐승의 목숨을 앗아야 하고,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가축의 어미젖을 새끼들에게서 뺏어야 합니다.
그러니 먹고 마실 때는
경건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여러분이 사과를 깨물 때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하십시오.
“네 씨앗은 내 몸 속에서 살아있어
네 미래의 싹은 내 가슴속에서 꽃피우리라.”
07. 일에 대하여
바람은 커다란 참나무라고 해서
작은 풀잎보다
더 다정하게 속삭이지는 않는답니다.
바람소리를 자신만의 사랑으로,
더욱 감미로운 노래로
바꾸는 자만이 홀로 위대하답니다.
일이란 자신의 사랑을
눈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여러분만의 영혼의 숨결을
불어넣는 것입니다.
08. 기쁨과 슬픔에 대하여
여러분이 기쁠 때는
마음속을 깊이 들여다보십시오.
그러면 슬픔을 주었던
바로 그것이
기쁨을 주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 둘은 결코 갈라놓을 수 없어서
우리는 기쁨과 슬픔 사이에
저울추처럼 매달려 있습니다.
여러분이 오직
텅 비어 에고가 없을 때에만
멈추어 균형을 이룹니다.
09. 집에 대하여
여러분은
안락의 덫에 갇히지도
길들여지지도 말아야 합니다.
여러분의 집은
정박하기 위해 내린 닻이 아니라
출항을 위한 돛이게 해야 합니다.
집이 아무리 웅장하고 화려하더라도
여러분의 집에
남모르는 비밀을 두지 말고,
갈망의 도피처가
되게 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10. 옷에 대하여
여러분은
옷차림을 좀 더 가볍게 하여,
여러분의 살갗이 태양과
바람과도 더 많이 맞닿게 하시기 바랍니다.
생명의 숨결은 태양 속에 있으며,
생명의 손길은 바람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대지는
여러분의 맨발의 감촉을 기뻐하고,
바람은
여러분의 머리결과 함께 노닐기를 소망하고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11. 사고 팖에 대하여
풍요와 만족이란
대지가 준 선물을 교환할 때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 속에서의
공평한 교환이 아니라면
여러분 서로를 탐욕과 굶주림으로 이끌 뿐입니다.
시장에서는
공정한 저울로 가치를 재고
그 대가를 정당하게 치르십시오.
12. 죄와 벌에 대하여
여러분은
정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
악한 자와 선한 자를 가를 수는 없습니다.
마치 검은 실과 흰 실이
함께 짜여 있듯이,
이들은 밝은 태양 아래 함께 서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검은 실이 끊어지면
베 짜는 직공은
전체 옷감을 살필 뿐만 아니라
베틀도 함께 살펴보게 됩니다.
13. 법에 대하여
여러분이 만일
인간이 만든 감옥의 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굴레를 부순다면
그 어떤 인간의 법이
여러분을 가두어 놓을 수 있겠습니까?
만약 여러분이
옷을 찢어 버린다 해도
사람의 도리를 저버리지 않았다면
어느 누가 그대들을 심판할 수가 있겠습니까?
14. 자유에 대하여
여러분이
벗어 던지려 하는 근심은
대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것이라기보다는
사실은 여러분이 선택한 것일 때가 많습니다.
여러분이 벗어나려는 공포
역시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는 것입니다.
진실로 모든 것은
여러분의 내면에서
서로 뒤섞인 채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15. 이성과 감정에 대하여
이성과 감정은
영혼의 바다를 항해하는
방향타이며 돛입니다.
이성 하나만으로 다스리기엔
그 힘이 한계가 있으며,
열정은 관심을 받지 못하면
스스로를 파괴하여 태워 버리는
불꽃이 됩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이성이
감정을 지휘하도록 해야 합니다.
16. 고통에 대하여
여러분의 고통이란
본성을 싸고 있는 껍질이 깨지는 것입니다.
과일의 씨도
햇볕을 쬐려면 부서져야만 하듯이,
여러분들도 고통을
그러한 의미로 이해해야 합니다.
들판을 휩쓸고 가는 계절에
항상 순응한 것과 같이
여러분 마음의 계절도
흔쾌히 받아들이기 바랍니다.
17. 자기 이해에 대하여
여러분의 마음은
침묵 속에서 낯과 밤의 비밀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 영혼의 샘물은
솟아나 출렁대며
반드시 바다로 흘러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내면의 무한히 깊은 곳에 있는 보물이
눈앞에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영혼이란 마치
무수한 잎을 가진 연꽃처럼
스스로 피어나는 것입니다.
18. 가르침에 대하여
어느 누구도
여러분 자신을 드러내어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제자들에 둘러싸여
사원의 그늘 밑을 거니는 스승일지라도
그 제자들에게
신념과 사랑을 줄 수는 있으나
지혜를 줄 수는 없습니다.
진실로 현명한 이는
여러분 자신의 마음의 문턱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19. 우정에 대하여
친구가 속마음을 털어놓을 때는
어떤 말이라도
말하는 것을 망설이지 마십시오.
그리고 친구가 말이 없을 때는
마음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들으십시오.
아무런 말이 없어도
우정 속에서는
모든 생각, 모든 희망, 모든 목표들이 생겨나서
소리 없이
즐겁게 나누어지기 때문입니다.
20. 대화에 대하여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평화롭게 공존하지 못할 때
말을 합니다.
길거리나 시장에서 친구를 만나거든,
여러분 안의 진실한 마음이
입술을 움직이고
혀를 지휘하게 하십시오.
왜냐하면
포도주 맛을 기억하는 것처럼
그의 영혼이
그대 마음의 진실을
간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21. 시간에 대하여
사람들은 잴 수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는 시간을
재고자 애씁니다.
하지만
여러분 속의 참 자아는
생명이 시간을 초월하는 것임을
알아차리고 있습니다.
어제란 다만 오늘의 기억이며,
내일은 오늘의 꿈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열망을
오늘로 하여금 담아내도록 하십시오.
22. 선악에 대하여
여러분이 자아와 더불어
하나가 되어 있을 때는
선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아와
하나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악한 것은 아닙니다.
무릇 여러분의 내면에 있는
그 거대한 자아를 향한 열망,
그 자체가 바로 선입니다.
그리고 그 열망은
여러분 모두의 가슴 속에 있는 것입니다.
23. 기도에 대하여
사람들은
자신이 괴로울 때나
무엇을 바랄 때만 기도합니다.
하지만 기쁨이 충만할 때에도,
나날이 풍요로울 때에도 기도하기를 바랍니다.
기도란
생명의 기운 속에
자신을 활짝 펼쳐놓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오로지 환희
혹은 감미로운 교감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없어야 합니다.
24. 쾌락에 대하여
쾌락이란
진실로 자유의 노래이니
가슴 가득히 그것을 노래하게 하고 싶습니다.
육체는
그대 영혼의 가야금이니
그로써 감미로운 음악을 연주할 것인지,
아니면 혼란스러운 소리를 내게 할 것인지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
아무쪼록 꽃과 벌처럼
쾌락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25. 아름다움에 대하여
아름다움은
갈증에 타는 입술도 아니고
구걸하기 위해 내미는 빈손도 아닙니다.
아름다움은 오히려
불타는 가슴이며 매혹적인 영혼입니다.
두 눈을 감을지라도 떠오르는 모습이며
두 귀를 막을지라도 들리는 노래입니다.
신성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베일을 걷어낸 삶이
진실로 아름답다고 하겠습니다.
26. 종교에 대하여
도덕이라는
옷을 걸친 이에게
가장 좋은 옷은
벌거벗는 것입니다.
윤리를 바탕으로
자신의 행위를 규정하는 자는
자신의 노래하는 새를
새장 속에 가두는 사람입니다.
여러분의 일상생활은
바로 여러분의 사원이며
여러분의 종교입니다.
그곳에 갈 때는 언제나
여러분의 전부를 가지고 가십시오.
27. 죽음에 대하여
올빼미는
낮에는 눈이 멀어
빛의 신비를 밝힐 수 없습니다.
진정 죽음의 참뜻을
알고 싶다면
삶의 중심을 향해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강과 바다가 한 몸이듯
삶과 죽음은 한 몸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희망과 욕망 깊은 곳에
저 너머 세계에 대한
말없는 지혜가 숨어 있습니다.
28. 작별
제 목소리가
여러분의 귓가에서 희미해지면
그때 저는 되돌아오겠습니다.
새벽에
여기저기 떠도는 안개는
초원의 이슬이 되어 날아올라가
다시 비가 되어 내리게 됩니다.
바람결에 잠시 쉬고 나면,
또 다른 여인이 저를 낳을 것입니다.
안녕, 여러분.
그리고 그대들과 더불어 보낸
내 청춘이여, 안녕.
2021.02.15.
hoyal.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