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바라밀
무엇이나 바치고 싶은 이 마음
거기서 나는 布施보시를 배웠노라
님께 보이고자 애써
때를 벗기고 깨끗이 단장한 이 마음
거기서 나는 持戒지계를 배웠노라
님이 주시는 것이면
때림이나 꾸지람이나 기쁘게 받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忍辱인욕을 배웠노라
자나깨나 쉴 사이 없이
님을 그리며 님 곁으로 도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精進정진을 배웠노라
님의 품에 안겨
기쁨도 슬픔도 님과 나의 존재도 모두 잊어버리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禪定선정을 배웠노라
님을 떠나서는
천하만물이 생길 수도 없어질 수도 없다는 것을 아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智慧지혜를 배웠노라
아 이제 알았노라
님께서 바라밀(波羅蜜)을 가르치려고
짐짓 애인의 몸을 나툰 부처이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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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 이광수 작으로 소개된 원래의 시에서
대승기신론통석의 저자 이홍우는 위와 같이
몇 단어를 바꾸고, 선정과 지혜 연은 내용을 바꾸었다고 함(pp. 208-209).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은
불교의 근본 뜻을 중심으로 바른 믿음을 일으키는 것을 목적으로
인도의 마명(馬鳴:100∼160?)이 저술하였다고 하나,
원전인 산스크리트 원본은 전해지지 않고,
중국 양(梁)나라 때의 진제(眞諦)와 실차난타(實叉難陀)의 한역본이 전해지고 있다.
대승의 믿음을 일으키기 위한 원래의 글에
자신의 해석을 덧붙이는 작업은,
원 저자의 글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전제로
오늘 날의 독자에게 쉽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일반적인 통념을
그대로 이 책에 적용하고
이 책을 뽑아드는 일은 실수를 하는 일이다.
왜냐하면, 저자의 해석보다는
원전과 번역을 읽는 것이 오히려 명쾌한데,
번역에 끼인 오염된 먼지들은 조금만 털어내면
그나마 원래 의미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독후의 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뜻을 세워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길은 '신해행증(信解行證)'이다[58].
첫 번째는 올바른 믿음(信)을 갖는 것이다.
그 다음은 자신의 믿음에 대해 올바로 이해(解)하는 것이다.
그리고 믿고 이해 한 것을 바탕으로 실천(行)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해와 실천의 풍부한 체험을 통해서 깨달음(證)을 얻는 것이다.
수행은 施, 戒, 忍, 進, 止觀의 5가지 방법이 있다[65].
보시(布施): 구하면 자선을 베풀되 명예, 이득, 공경을 얻으려는 마음이어서는 안됨
지계(持戒): 계율을 준수하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죄과를 저지르지 않도록 해야 함
인욕(忍辱): 욕됨을 참는 것은 타인이 고통을 주더라도 보복할 마음을 품지 않는 것
정진(精進): 쉬거나 그침이 없이 가르침을 청하고 기쁘게 받아들임
지관(止觀): 생각에 의한 판단을 중지하고 현상의 본질을 통찰하는 것
이홍우, 대승기신론통석, 김영사, 2006
2006.11.10. 일독하고
2010.03.21. 본문 번역만 다시 읽고 정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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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즉 무엇을 깨닫는다는 말인가?
기회가 있다면 종교의 색깔을 빼고 다시 정리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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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는
해동소(海東疏)라고도 하는데
신라 시대 원효 대사(617~668)가 이 책을 풀이하고 주석을 붙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