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세상에는,
자비 뒤엔 배신이 도사리고
정의 뒤엔 협박이 숨어있고
예의 뒤엔 비난이 잠재하고
지식 뒤엔 멸시가 배어있다.
돌려받을 계산과
의로움의 과시와
존경에 대한 기대와
유식함의 자랑 속에
이 모두에 사랑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라.
이렇듯
사랑이 메마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은
마치 뿌리 없는 꽃과 같이
살아 있는 듯 보이지만
다만 하루 하루 죽어가고 있을 뿐이라.
가꾸고 피워야 할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사랑이겠다.
적어도,
자비를 베푸는 고마움이 느껴지고
정의를 행해도 부끄럼이 숨어있고
예의를 지켜도 겸손함이 스며있고
유식함 속에도 순수함이 배어있는
그런 보이지 않는 사랑...
'사랑',
그것은 일상의 자신을 돌아 보고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그윽히 깊어질 때
저절로 드러나는 것일 뿐인 것.
사랑을 가꾼다는 것은
다만 이렇게 가능할뿐.
'사람 사는 세상'은
이렇게 싹틔워 가야 하는 것을.
2007.05.29.